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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추천] 케스 - 켄 로치
    추천 영화 2014. 3. 21. 19:15

     

    케스(1969) - 켄 로치

     

     

     

    무려 1969년작이라니 촌스러운 옛날 영화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켄로치 감독의 <케스>를 보기 시작했습니다만,

    웬걸요, 전혀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영화 내용이나 구성이나 모든 면에서 지금으로부터 무려 45년 전 영화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켄 로치 감독은 자국인 영국의 노동자들의 삶을 다큐형식의 극영화로 많이 만들었지요.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닙니다. 가난한 탄광촌에서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광부인 형과 함께 살아가는 소년이 주인공입니다.

     

     

    아직 어린티가 나는 왜소한 소년에게서 풍기는 분위기는 소년 특유의 생동감이 아니라 이미 노쇠해버린 노동자의 그것입니다. 

     

    하지만 소년의 눈빛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바로 소년이 길들이고 있는 매 이야기를 할 때입니다. 

    소년은 독학으로 매 길들이는 법을 공부하기 위해 관련 책을 찾아 생전 가지 않던 도서관까지 찾아가지만, 책 한권 빌리는 일도 이 소년에게는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비단 도서관만이 아니라 소년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환경이 그에게 과히 적대적이라 할 만합니다.

     

    소년은 이랗게 이야기합니다. 처음으로 줄을 묶지 않고 매를 날리던 날, 매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두려웠다고...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자 두려움이 사라졌고, 매를 날릴 수 있었다고...매는 우아하게 하늘을 비행하다가 소년에게 돌아옵니다.

     

     

    켄 로치 감독의 인터뷰에서 <케스>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매가 돌아온다는 것...그것이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했습니다.

    매는 돌아온다...왜 그냥 날아가버릴 수 있는 매가, 태초부터 자유로웠던 매가...돌아오는 걸까요...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도 이 짠한 소년에게 매마저 날아가버린다면 어쩌겠나, 하는 감상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쩌면 매가 그냥 날아가버렸다면 소년에게 더 희망적인 메세지를 주지 않았을까요...

     

     

    유명한 영화감독답게 켄 로치 아저씨의 인터뷰에서는 인상적인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영화를 꿈꾸는 분들에게는 "영화는 거창할 필요 없다,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가라" 라는 그의 말을, 진짜를 보여주고 싶다면 "왜 이 장면을 찍고 있는지, 왜 이 배우를 썼는지 늘 상기하면서 그 영화의 본질에 충실하라" 라는 그의 말을, 세상을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더 본질적인 것을 찾아라. 세상의 근본을... 지적인 엄격함을 가지고 세상은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 왜 이런 이데올로기를 갖게 되었는지 그 뿌리를 찾아라" 라는 그의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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