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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추천] 한나 아렌트 - 마가레테 폰 그로타
    추천 영화 2014. 3. 24. 22:03

     

    한나 아렌트(2012) - 마가레타 폰 그로타 감독

     

    실존 인물의 전기같은 영화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이 영화...어떨까 싶었습니다.

    한나 아렌트의 책은 도서관에서 여러번 대출을 하고, 그때마다 다 읽지 않고 반납날짜가 되어 그냥 반납하는 짓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나 아렌트라는 이름은 너무나 익숙한 반면, 그녀에 대해서는 잘 아는 바가 없었습니다. 그저 아이히만의 재판에 대해서 "악의 평범성"이라는 이론을 이끌어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지요.

    그래서 그녀에 대한 영화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일단 영화로 먼저 그녀를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악의 평범성"말고 또 하나 그녀에 대해서 들은 바는 꼴초(^^)였다는 것인데,

    역시나 영화 내내 한나 역을 맡은 배우가 담배를 달고 있더군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저조차 담배가 땡길 정도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영화를 보고 집으로 오는 길에 담배 대신 술을 사오게 되었지요. 기호식품을 너무나 땡기게 하는 영화였기에...

     

     

    영화는 전기영화의 분위기가 없지는 않지만,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아이히만의 재판 장면을 실제 재판의 영상을 사용함으로써 긴장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혹시나 있을 사람들의 공격에 대비해 아이히만은 유리관 속에서 재판을 받습니다.

    이 실제 재판장면이 스크린에 펼쳐지자 저는 어쩐지 목이 메이고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한나가 이 재판을 보고, 또 재판기록을 샅샅이 조사하고,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아무래도 그녀가 꼴초가 된 것은 이 사유의 과정에 담배가 필수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내린 결론은 당시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요...

    지금 우리에겐 "악의 평범성"이라는 말이 일반적인 이론이 되어있지만 당시는 그렇지 않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그녀에게 아이히만의 편을 든다며 노골적인 욕설도 서슴치 않았지요.

    유태인 출신이고, 수용소에 갇혔던 경험이 있던 그녀에게 그건 너무 가혹한 비난이었을 것입니다.

     

    "나는 그를 이해해야 했다. 그것이 나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그는 사유가 없는 자였다. 사유란 옳고 그른 것, 아름답고 추한 것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에게는 그것이 없었다..."

    당시 나치에 협력했던 유태인 지도자들에 대한 그녀의 지적은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지운다는 엄청난 비난에 직면합니다. 너는 유태인민족을 사랑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나는 어떤 민족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친구들을 사랑한다..." 라는 그녀의 대답이 오랜 여운을 남깁니다.

    우리가 애국심이라고 부르는 것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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