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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집 추천] 사진의 털 - 노순택
    2014. 3. 19. 19:56


    대한민국의 풍경, 노순택의 사진 에세이 사진의 털 <씨네21북스, 2013> 


    『사진의 털』...제목이 몹시 인상적입니다.

    털이라는 단어에 괜히 부끄러운 건 도대체 왜 일까요...저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요?


    구독하는 것은 아니고 어쩌다 한 번씩 넘겨보는 씨네21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가끔 본 노순택 작가의 사진을 이렇게 모아서 책으로 엮었다니 빌려보고 반납하기 아쉬운 면이 있어서 무려 구매씩이나 했지요...두고두고 볼라꼬...


    사진 에세이 형식의 『사진의 털』에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그 기간동안 일어났던 많은 사건들이 고스란히 노순택 작가의 사진 속에 담겨있습니다. 

    솔직히 그의 글은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죄송....)

    하지만 표현법이 제 취향이 아니었을 뿐(게다가 저 따위의 취향, 그딴 게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그의 사색과 문제제기에는 백번 공감합니다. 

    많은 사건의 현장에서 찍은 사진이다 보니 일종의 보도사진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신문이나 인터넷 기사에서 보는 그런 무미건조한 사진이 아닙니다. 

    노순택 작가는 과감한 프레임과 노출을 써서 그만의 작품과 생각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면서 마주치는 사진들은 물론 웃음짓게 하는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가슴이 답답해지는 사진들입니다. 

    특히 2009년에 일어난 용산참사와 관련된 사진이 해를 거듭해도 계속 등장하는 것은 그것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p 79     순진했던 것일까?

    그날, 그 어리석고 광기에 찬 진압을 지켜보면서, 남일당 망루 위로 치솟은 검은 불기둥을 목도하면서, 그 안에서 여섯 명이 산 채로 불탔다는 울먹임을 들으면서, 내가 떠올린 건 '이걸로 이 정부도 막을 내리는구나'하는 생각이었다. 나는 틀렸다.


       


    참 좋아하는 가수 정태춘 아저씨...

    대추리가 고향인 정태춘 아저씨가 미군기지 확대이전에 반대하다가 현수막에 목이 졸리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된 후 연행되는 사진입니다. 


    사진의 털에 효순이 미선이에 관련된 사진도 있습니다. 구글에서 미군에 관련된 사진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그 사건현장을 보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참혹한지 지금도 몸이 떨립니다. 여기가 전쟁터도 아닌데, 어떻게 미군의 장갑차에 어린 두 여학생이 그토록 무참하게...

    이게 정상적인 국가입니까? 

    게다가 경기도지사라는 사람 김문수는 도로가 좁아서 일어난 사건이라고 했다지요...이것들이 진짜...

     


    이건 뭔 사진일까요?

    .

    .


    백령도 해안에서 천암함이 침몰한 바다 쪽을 바라보며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사진이라네요.

    할 말 없다, 정말...






    『사진의 털』에서 만나는 사진들은 슬프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한 우리의 자화상인 것 같습니다. 

    하여간 대한민국...보통일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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