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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서 추천] 거리로 나온 넷우익 - 야스다 고이치책 2014. 3. 18. 20:58
일본의 혐한문화를 이끄는 재특회에 대한 르포,
야스다 고이치의 거리로 나온 넷우익 (2013,후마니타스)
요즘 일본의 우익화와 함께 일본 내에 혐한시위나 혐한에 관한 내용을 다룬 책들이 서점가에 넘쳐나고, 또 인기도 있다는 뉴스를 자주 접하면서 어쩐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요, 마침 『거리로 나온 넷우익』이라는 책이 있어 읽어보았습니다.
이미 제목에서부터 느껴지지만 우리나라의 일베를 떠올리면 남의 얘기같지는 않지요.
책을 읽다보면 그런 느낌이 한결 더해지는데요, 이 책에는 물론 여러 우익단체들이 등장하지만 역시나 중점적으로 조명하는 것은 재특회, 풀어보면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이라는 혐한단체입니다.
그들은 일본 내의 모든 문제가 재일조선인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하면서, 노골적인 욕설과 모욕도 서슴치 않습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공부하는 학교에까지 찾아가 행패를 부리고, 심지어는 그런 영상을 인터넷 상에 버젓이 공개합니다. 아니, 오히려 그들은 그런 영상들을 빠짐없이 인터넷 상에 올리고, 많은 이들이 봐 주기를 원하지요. 실제로 공개된 장소에서 그토록 시원하게 욕설을 일삼는 동영상을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심지어는 우연히 접한 동영상을 통해 재특회 회원이 되기도 한다니까 그들에게 그런 동영상을 촬영하는 일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작가 야스다 고이치는 재특회 회원들의 시위현장을 따라다니며 취재하고, 회원들을 개인적으로 만나 인터뷰를 합니다. 그러면서 그들이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라 평범한 이웃들이며, 어떤 면에서는 이미 절망하고 낙오하기 시작한 사회적 약자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작가의 이런 시선에 대해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오히려 염려해야 하는 것은 재특회라는 단체나 과격시위를 일삼는 몇몇 회원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사회분위기라고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한류라는 단어에 익숙해지고, 누군가는 그것에 자부심을 가질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일본에서는 한국드라마를 많이 방영하는 후지tv에 대한 반대 시위에 엄청난 인파가 모여 도쿄거리를 행진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어쩌면 조용히 침묵하고 있는 보통의 일본인의 속내인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일본인들이 한국에 대한 반감을 가지게 된 계기로 2002년 월드컵을 꼽는다고 하는데요, 당시 서울시청 앞에 빽빽히 모여 앉아 일본이 질때면 몹시도 기뻐하는 모습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엄청나게 모인 인파가 그렇게 열광하는 모습...일본에서 보면 무섭기도 했겠지요. 그것이 또 우리나라의 저력이기도 한데...문제는 모여서 무엇을 할 것인가...겠지요.
어쨌든....
『거리로 나온 넷우익』이 근본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어쩌면 일본 내에서 재특회같은 단체의 활동이나 단순히 반한감정이 문제가 아니라 핵에 관한 문제, 군대에 관한 문제를 포함한 사회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분위기에 대한 염려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점에서는 씁쓸하지만 우리나라도 별반 다를 게 없지요.
실제로 일베라는 사이트 내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이트에 올린 글들 때문에 몇몇 경우는 재판까지 가고 있지요. 재판에 관한 기사를 읽어보면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아니, 솔직히 혐오스럽다는 느낌까지 받지만, 그저 이 문제를 그렇게만 받아들여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우연히 접한 영상에서 노골적으로 일베회원임을 내세운 동영상 제작자가 박그네 쥐박이는 되고 노알라는 안되냐!!!고 성토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의 정상적인 정서상 불행하게 고인이 되신 분과 나머지 두 사람이 같은 위치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살아온 인생도 다르지요...
하지만, 모든 사회현상들에는 원인이 있을 것이고, 제대로 원인을 진단하지 않으면 절대로 치료도 되지 않을 게 뻔합니다.
아무튼 저는 아직 일베에 대해 이성적으로 따져볼만큼 지식이 있지도 않고, 감정적으로 도저히 그렇게 되지 않으니 소위 사회학자라는 분들이 제대로 좀 분석해보시길 바랍니다.
도대체 왜들 그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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