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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게이트 - 장진수책 2014. 8. 28. 12:33
블루게이트 - 장진수, 오마이북 2014
사직동팀.
1970년대부터 2000년까지 활동.
청와대 특명 받아 정치인과 기업인등에 대한 정보 수집과 수사 담당.
1970~1980년대에는 정치인, 기업인 등에 대한 고문도 자행한 무소불위의 조직.
1980년대 말 경찰청으로 편제되면서 실체가 가려진 채 계속 유지되다가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로 공식 해체.
그러나
MB 정부 출범 5개월 만인 2008년 7월 21일 신설된 공직윤리지원관실은
공무원 비리를 단속하는 암행감찰반이 아니라 사실상 청와대의 특명을 받아 일하는 사직동팀의 부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지휘체계 문건에는
"과거 사직동팀이 곧바로 청와대 공격 루트가 되었으므로 외양을 총리실 소속으로" 하고,
"민감한 사안은 절대 충성심이 보장되어 있는 비공식 선을 활용" 한다고 되어 있으며...
이들이 당면과제로 추진한 일은 MB에게 저항하는 공기업 임원 39명의 사표 제출을 유도하는 것"
김종익 씨 사건이 알려지면서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이 불거지고
책의 저자인 장진수 씨는 컴퓨터 속의 자료들을 모두 지우라는 지시를 받고
수원 광교신도시 인근 경기중소기업 종합지원센터에 입점해 있는,
국가정보원 허가 업체임을 증명하는 액자가 있는
한 업체에서 일명 디가우징, 강력한 자기장으로 저장장치의 데이터를 영구 삭제하는 방식으로 증거를 인멸한다.
이후 사건의 초점은 민간인 사찰보다 증거인멸 쪽으로 맞춰지고
장진수는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저급하고 더럽고 구역질나고 유치하기까지 한
이 모든 일을이 책에 잘 드러나 있다.
장진수 씨에 대해서는
양심과 진실의 편에 서서 용기있는 고백을 했다고,
말단 공무원에서 범죄자로 마침내는 민주주의 시민으로 거듭났다는 평을 하고 있지만,
글쎄,
...
용기를 냈다는 것은 맞다.
자신의 치부를 이렇게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은 용기있는 행동이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 그의 행동에 대한 비난도 삼가해야 한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가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상관의 지시라는 변명으로 그 엄청난 일들을 저지르면서
그로 인해 피해를 받게 될 사람들은 염두에 두지도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이 증거인멸죄에 해당할거라는 생각을 못했다는 변명은 믿어주기 힘들다.
게다가 이른바 관봉이라 불리는 5000만원짜리 돈뭉치를 받아들고 사용하기까지 한 대목은
(물론 본인도 가장 마음에 걸려 한 부분이지만)
정말 우리같은 평범한 시민을 화나게 만든다.
그 이후에도 사면복권이나 직장알선이라는 카드에서 그는 끊임없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느꼈다).
심하게 말하면
자신이 희생양이 되었고, 이런저런 말로 입을 다물 것을 종용하는 자들을 믿을 수 없게 되었으며 한편으로는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게 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지막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공무원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 나라 꼴이 이모양이꼴이 됐다는 생각에 열불이 터지기도 했다.
편협한 독자라 장진수 씨에게는 미안하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안위를 위해 그런 짓을 하고 있을 때에도
그리고 지금도
진실과 정의를 위해 거리에서 투쟁하고 있는 시민들을 생각하면
빠른 시간 안에 그를 용서하기는 힘들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고
장진수 씨가 이런 독자들도 있을 것이란 예상은 충분히 했을 것이라 믿으며
혹시라도 이런 의견을 가진 사람들 때문에
상처받지 않고
꿋꿋하게 민주시민의 길을 걸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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