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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린책] 철도의 눈물 - 박흥수
    2014. 2. 3. 18:36


    철도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논의, 철도의 눈물 - 박흥수


    연일 뜨거운 감자였던 철도파업과 철도민영화에 대한 보도가 슬그머니 사라져버리자 마치 다 끝난 일인 것처럼 느껴지는 군요. 하지만 이제 시작인 일이죠. 철도파업이 최장기간을 기록했다고 하고, 또 그 파업의 여파는 철도노조 지도부들의 구속으로 이어졌고, 막으려 했던 수서발 ktx 자회사의 설립은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사시는 분들 중에는 열차로 출퇴근하시는 분들도 계시니까, 그 분들에 비하면 저는 철도를 이용하는 축에도 들지 않겠지만, 저도 나름대로 서울로 상경한 부류이다보니 심심찮게 ktx를 탈 일이 생깁니다. 

    특히 이번 연말에는 예기치 않은 집안일로 인해 철도 파업의 한 중간에 철도를 이용할 일이 생겼지요. 연말인데다 파업까지 겹쳐서 표나 구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웬걸, 생각보다 수월하게 표를 구했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철도파업을 지지했기 때문에 큰 혼란이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철도의 눈물>을 읽으면 알 수 있는 바이지만 철도노조가 이번 파업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많은 준비와 노력을 했을 것이라는 예상도 들더군요.

    사정상 매일 동대구역 역사를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지나쳐야 했는데요...ktx노선을 제외한 다른 열차들, 그러니까 특히 경부선 노선이 아닌 다른 노선들의 운행이 취소되었다는 안내방송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참 안좋았습니다. 뉴스에서는 그 모든 것이 파업 탓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나중에 철도가 민영화되고 나면 그런 노선들은 돈이 되지 않는다고 아예 사라져버릴 테니까요...



    저자는 철도기관사입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느낀 문제점들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분, 이번에 tv랑 팟캐스트에 좀 나오시던걸요. 아마 철도민영화에 있어서는 최고의 현장전문가로 인정받으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비단 철도민영화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제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프랑스 지하철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파리중심가를 기준으로 멀어질수록 요금이 올라가는 구조에 대한 지적 말입니다. 

    그동안 당연한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던 부분이기 때문이지요. 

    우리의 요금체제 역시 그러니까요. 더 먼 거리를 가니깐 당연히 요금을 더 내야지,라는 생각. 


    하지만, 중심가는 집값이 비싼 동네입니다. 돈이 없는 사람들은 점점 더 외곽으로 밀려납니다. 일자리는 중심가에 많이 몰려있으니까, 출퇴근에 쓰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요, 교통요금으로 지불하는 돈도 중심가에 사는 사람들보다 훨씬 늘어납니다. 이것은 또 하나의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이유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프랑스는 이제 요금을 단일화하는 정책을 통과시켰다는 것입니다. 

    저같이 아둔한 인간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아직 무궁무진하겠구나'... 반성이 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대륙횡단철도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끔 회자되잖아요...여기 우리나라에서 출발해 북한을 거치고 러시아를 거치고 중국도 거치고 유럽으로 이어지는...생각만 해도 당장 얼마 안되는 보증금이라도 빼서 떠나고 싶을 만큼 낭만적이고 설레는 이야기입니다. 

    철도는 사실 낭만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설치비부터 유지 보수비까지 엄청난 비용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지요. 이런 사업을 효율이라든가 이익의 기준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인 것 같습니다.(게다가 정부의 대책은 진정한 효율을 위한 것도 아닌 것 같구요) 그렇다면 분명히 낙후된 지역은 점점 더 소외될 것이고 한편으로는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의 이동권도 제약을 받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맥코리아>라는 영화에 잘 나와있습니다만, 공공재의 성격을 지닌 사업들을 민간에 위탁한다는 것이 뭐하는 짓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익이 나면 기업이 가지고, 손해가 나면 세금으로 보존해준다? 이게 도대체 뭡니까? 세금으로 누구의 배를 불려주고 있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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