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빌려읽다산책] 가비오따쓰 - 앨런 와이즈먼 지음/ 황대권 옮김
    2013. 12. 13. 18:47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마을 가비오따쓰 - 신바람나는 책


    이 책은 정말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되었습니다만 읽는 내내 이런 책을 진작에 알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조금 있었더랬습니다.

    찾아보니 2009년에 이미 EBS 지식채널에도 짦은 영상으로 만들어져 방영이 되었더군요. 유투브에 자료가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 찾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물론 그 영상은 이 책을 참고해서 만들어졌다고 되어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보아야 겠지요.


    뒷표지의 첫문장을 읽는데 벌써 머리가 띵하고 울려옵니다.

    "진정한 위기는 자원의 부족이 아니라 상상력의 부족이다."

    가비오따쓰 공동체 설립자인 파울로 루가리가 한 말이라지요. 캬~~

    저는 요즘 가장 듣기 거북한 말 중에 하나가 창조경제라는 말입니다. 무슨 캠페인처럼 광고에도 나오고 창조경제박람회까지 하고 이제는 뭐 전국에 창조경제타운을 만들겠다나 어쩐다나 하고 있지요. 

    우리사회가 과연 사람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라고 보십니까?

    경직된 사회분위기, 이미 부모가 가난하면 그 자식들도 가난을 물려받는다는 것이 기정사실이 된 사회입니다. 물가에 맞지 않는 최저임금과 불안정한 일자리로 인해 하루하루 먹고사는 것에 시간을 모조리 써야 하는 이런 상황에서 무슨 창의력이 나오겠습니까?

    그래놓고 창의력을 가진 인간이 되어야한다고 떠들어대지요게다가 내용물 없는 창조경제란 말은 정말 유치하고 역겨워서 이러쿵저러쿵 논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시간 아까워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는 실종되고 TV에는 온갖 미화된 성공신화(결국은 돈 벌었다는 소리들)가 마치 대단한 인생역전 스토리로 둔갑하고 있습니다. 그딴 헛소리들이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을까요?  천만에 말씀, 만만에 콩떡입니다. 다 지자랑이지..

    말이 좀 격해지는군요. 불만이 많아서리…ㅎㅎ


    아무튼

    가비오따쓰를 읽는 동안 조금은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고나 할까요..

    가비오따쓰가 위치한 콜롬비아는 정치고 뭐고 간에 한마디로 엉망진창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군과 게릴라는 무장한 채 수십년째 내전을 치르고 있고, 산림지대는 마약재배로 황폐해지고 있으며, 마약업자와 우익세력들이 키우는 민병대까지 합세해 자신들의 이익에 해가 될만한 사람들은 판사건 정치인이건 누구건 마구잡이로 죽이고 있습니다. 무고한 농민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들은 영문도 모르고 살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 곳이랍니다. 아싸라비아 콜롬비아가…

    그런데

    그런 나라에서 한 남자가 유토피아를 건설해보겠다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가장 척박한 땅에 자리를 잡습니다. 

    왜 가장 척박한 곳이냐? 그곳에서 성공하면 세상 어디에서도 해낼 수 있으니까…

    그는 가비오따쓰가 단지 상징으로 남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현실이 되기를 바라지요. 




    하지만 공동체는 단지 한 사람이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루가리는 자신과 뜻을 함께할 사람들을 열심으로 모으고 다닙니다. 대학교수부터 각종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 원주민과 거리의 아이들까지(루가리의 꼬임에 넘어가) 가비오따쓰로 모여든 이들은 각자가 해야 할 일을 찾아내지요.

    '혼란과 자발성' 가비오따쓰의 정신과 같은

     


    깨끗한 물이 필요한 오지 마을, 아이들이 시소를 타고 노는 것만으로도 지하에서 깨끗한 물을 퍼올려 물탱크에 저장이 되는 곳

    지구를 지키면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에너지와 그 밖의 것들을 얻어내기 위해 몇 년씩 지치지 않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

    물론 실패도 많이 경험하고,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신자유주의 세계에서 그들은 연구를 계속하기 힘든 지경에까지 이르기도 합니다. 그들의 기술들이 잠깐 주목을 받다가 이내 외면당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들의 도전은 끝나지 않습니다. 

    끝날 이유도 없지요, 뭐. 산다는 게 뭐 별건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는 날까지 뻘짓하다 가는건데…좋아서 연구하고, 그게 앞으로 인류에게 꼭 필요한 자산이 된다면…신명나는 일이지요.


    안타까운 우리교육 현실에 딱 맞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전문가 넘쳐나기로는 한국만한 곳이 있을까 싶은데


    가비오따쓰는 어지간한 소설보다 흥미진진하게 읽힙니다. 

    가능할 것같지 않은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이 흥미롭고, 등장인물들이 개성넘치게 묘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인류에게 답이 없다고 느끼시는 분이 계시다면 이 책 한번 읽어보는 게 어떨까요?

    읽어보고 우리도 깊은 사색에 잠겨봅시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가…혹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