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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책] 6월 항쟁 - 서중석책 2014. 2. 4. 21:04
가슴이 뜨거워지는 87년 6월의 기록, 서중석의 6월 항쟁
책표지는 시청 앞 광장의 모습입니다. 87년 최루탄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가 끝내 사망한 이한열 열사의 영결식이 치뤄지던 순간이지요.
굉장한 인파입니다. 그날, 백만이 시청 앞에 모였다고 하니까...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하나하나 알아갈수록 정말 아프지만 한편으로는 감동적이기도 합니다.
87년 6월이 그런 순간 중에 하나지요. 좀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6월 항쟁>이라는 책을 빌려왔습니다.
700페이지에 달하는 두께라 다 읽으려면 시간을 좀 투자해야겠지요 ^^
두꺼운 두께 만큼이나 책 속에는 87년 6월 항쟁 기간 동안 전국 곳곳에서 일어난 시위에 대한 자세한 기록들이 있구요, 또 86년의 상황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특히 6월 항쟁을 가능하게 했던 박종철 열사....그의 가족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는 눈물이 났습니다.
아들의 시체를 확인하자마자 경찰들로부터 화장을 강요받았던 그의 아버지...불교신자였던 박종철 군의 어머니가 졸도를 하면서 반대를 해도 결국은 그들의 뜻대로 해줄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심정...한 줌 가루가 된 아들을 강가에 뿌리면서 넋나간 듯 읖조린 '아버지는 아무 할 말이 없다'는 말...
사진은 박종철 군의 추도일에 교회, 성당, 사찰 할 것 없이 모두 애도의 종을 치기로 했는데, 사리암의 승려들이 정부의 압박으로 종을 치지 않자 어머니와 누나가 울면서 추모의 종을 치는 장면이라고 합니다. 다시 봐도 목이 메이는 장면입니다.
6월 항쟁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명동성당투쟁입니다.
6월 10일 민정당전당대회에서 노태우를 다음 대통령 후보로 정식 지정하는 행사가 열렸고, 전국에서는 독재타도, 호헌철폐를 외치는 국민들의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그날, 명동 인근에서 시위를 하던 시민들과 학생들이 저녁까지 격렬한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들에게 밀려 얼떨결에 들어가게 된 명동성당에서 시작된 농성투쟁이 자칫 일회성으로 그칠 시위를 6월 내내 이어가게 하는 구심점이 되었습니다.
김동원 감독의 <명성, 그 6일의 기록>이라는 다큐 영화를 보면 명동성당투쟁에 대하여 잘 알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가슴이 뜨거워지는 6월 항쟁도 분명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6.29 선언이 과연 민중의 승리였는가? 라는 것이겠죠.
여기에 대해서는 영화와 책을 보신 후, 각자 사색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너무 씁쓸합니다.
그리고 책을 통해 새삼 기억하게 된 사건들...김일성 사망 오보사건, 금강산댐과 평화의 댐(아...그때 삥 뜯겼는데...), 김만철 일가족 탈북, 칼기폭파사건(요건 책에서 언급 안되지만)이 모두 87년에 일어나고 대서특필된 사건들이라는 거...기억 나시죠?...이것도 역시 씁쓸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재미있는 장면들도 많이 있습니다. 전국에서 일어난 시위양태에 대한 이야기들이 그렇습니다. (물론 폭력적이고 무정부, 혼란...요렇게 보는 것이 정상적인 시각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함께 읽은 책인데, 얇고 글도 듬성해서 금방 읽히는 책입니다. 김원의 <87년 6월 항쟁>.
그런데 이 책은 작가가 임의로 설정한 가상의 인물들이 6월의 상황을 개인의 눈으로 본 것을 기록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취향에 따라서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두 권을 같이 읽으면 좋다, 요렇게 말씀드리고 싶구요, 서중석의 <6월 항쟁>에 보면 이 책을 참고했다고 적혀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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